전세계 경기 상황을 예측 가능한 운임지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폭등했습니다. 팬데믹 이전인 2020년 1월 기준 평균 1500달러(FEU당) 수준이던 중국/동아시아발 미국 서안 노선 컨테이너 운임은 불과 몇 달만에 10배 이상 폭등하며 10,000달러를 가볍게 넘어섰죠. 실제로 운임이 최고점에 달했던 2021년 9월에는 19,736달러까지 치솟았죠.
이 때 공급망을 잃은 글로벌 기업들은 부품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생산라인을 멈춰야 했습니다. 노트북, 의류, 식료품, 자동차… 거의 모든 제품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상승했죠. 컨테이너 하나가 제때 움직이지 못한 것이 결국 전 세계 소비자의 장바구니에 영향을 미친 셈이죠. 바다 위의 운임지수가 공장과 시장, 그리고 소비자의 일상까지 연결된 세계 경제의 맥박을 가장 먼저 보여준 것입니다.
이렇듯 운임지수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해운 시장의 수요와 공급,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항만 정체, 팬데믹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모두 담고 있는 세계경제의 선행 지표로 핵심 정보입니다.
오늘 소개할 CCFI, SCFI, HRCI, BDI 등 이 4가지 지수는 해운시장의 운임 및 용선료(배를 빌려주는 비용) 변동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로 글로벌 무역 및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데 주로 활용됩니다. 이 지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게요.
컨테이너 운송 시장의 척도 : SCFI vs CCFI
전 세계 교역 상품의 80~90%가 해상으로 운송됩니다. 따라서 주요 해상운송 경로는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운임 협상은 수출입 기업의 비용 절감에 직결됩니다. SCFI와 CCFI, 이 두 지수는 거대한 컨테이너 운송 시장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임지수입니다.
CCFI란?

CCFI는 중국 컨테이너 운임지수(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로, 중국의 주요 항구에서 출발하는 11개 주요 루트의 컨테이너 수출 운임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8년 1월 1일의 지수를 기준치 1,000으로 산정, 16개 선사의 운임정보를 기준으로 매주 금요일에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SCFI란?

SCFI는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로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15개 대표 항로(미주, 유럽, 한국 등)의 실제 운임 단가를 반영합니다. SCFI는 운임을 측정할 때 ‘CY-CY 조건’을 기준으로 합니다.
CY는 Container Yard의 약어로 항만 내 컨테이너를 보관, 반출입하는 장소를 뜻하며 ‘CY-CY 조건’은 선적지 항구의 CY에서 도착지 항구의 CY까지의 운송을 의미합니다. 수출입 기업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전체 물류비 중 SCFI는 항구에서 항구까지의 순수한 해상 운송 비용만을 반영, 오직 바다 구간의 운송료만 측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즉, 대륙 운송비나 창고 보관료는 포함되지 않는거죠.
기존에는 정기용선운임(배를 빌리는 비용을 기준으로 운임을 역산정한 이론적 가격)을 기준으로 하였으나, 2009년 10월 16일부터는 20ft 컨테이너(TEU)당 달러의 컨테이너 해상화물운임에 기조하여 산정하면서 SCFI가 더 정확한 시장 시세를 반영하게 되었습니다.
SCFI과 CCFI의 결정적 차이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서 가장 핵심적인 운임지수 SCFI, CCFI는 모두 상하이해운거래소가 매주 금요일에 발표합니다. 두 지수 모두 중국발 운임을 다루지만, 측정 방식과 용도는 명확히 구분됩니다.
구분 | CCFI (종합 중심, 장기) | SCFI (현물 중심, 단기) |
핵심 | 중국발 글로벌 운송 시장 동향 종합적 파악 | 단기 시장 변동성 파악 (Spot Rate) |
CCFI는 중국발 글로벌 운송 시장 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장기 운임 계약 전략 수립이나 미래 비용 예측 등 장기적인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CFI는 중국 기업 및 다국적 물류 기업들이 장기 운임 계약 및 협상의 기준으로 삼습니다. CCFI 상승 추세 시, 기업들은 운송 비용 상승을 예견하고 장기 계약을 서두르거나 상품 가격에 운임 인상분을 반영하는 전략을 세웁니다.
SCFI은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주요 항로의 실제 운임(Spot rate)을 기반으로 산출됩니다. SCFI는 현재 운임 협상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는데요. 오늘 실제로 화주가 지불한 진짜 운임이 반영된 수치로,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가장 빠르게 반응하는 단기 지표로 평가 받습니다. 팬데믹처럼 운임이 폭등하거나 공급망이 막힌 시기에는 SCFI가 운송비 급등을 즉시 보여주는 경보 역할을 했죠. 기업 입장에서는 이 지수를 참고해 긴급 운영 협상 근거로 활용하거나, 포워더(운송 대행사)와의 협상력을 높이는 핵심 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원자재 시장과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 : BDI

BDI, 발틱 건화물선 운임지수(Baltic Dry Index)은 영국 Baltic Exchange가 매일 발표하는 지수로, 철광석, 석탄, 곡물 같은 건화물(Dry Cardo) 운임을 기반으로 합니다. 원자재의 수요와 공급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로, 글로벌 경기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지는 선행지수로 평가 받습니다.
BDI가 상승하면 세계적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음을 의미하며, 해운사는 이에 맞춰 선박을 추가 투입하거나 운임을 인상합니다. 투자기관은 이를 경기 회복 신호로 받아들여 투자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반대로 BDI가 하락하면 원자재 수요 둔화나 선박 과잉 공급으로 해석되어, 해운사들은 신규 선박 발주를 보류하거나 비용 절감에 나섭니다.
BDI는 선박의 형태에 따라 Capesize(대형선·철광석 중심), Panamax(중형선·석탄 중심), Supramax(소형선·곡물 중심) 등으로 세분화되어 발표되며, 이를 통해 원자재 시장의 세부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HRCI의 실무 활용 : 선사 경영 전략의 핵심

정식명칭은 하우 로빈슨 컨테이너 지수(Howe Robinson Container Index)입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해운컨설팅 및 브로커사인 하우 로빈슨사가 발표하는 컨테이너 지수로서 선박을 하루 빌리는데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용선요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HRCI는 영국의 해운 컨설팅 및 브로커 회사인 하우 로빈슨(Howe Robinson)이 발표하는 지수로, 컨테이너선을 임대할 때 발생하는 용선료(배를 빌려주는 비용)를 나타냅니다. 이 지수는 화주에게 받는 운임(freight rate)가 아니라, 선박을 빌리는 용선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해운사의 비용 구조와 시장 수급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활용됩니다.
선사들은 HRCI를 통해 컨테이너선 임대 시장의 가격 추세를 파악하고, 장·단기 용선 계약 전략을 세우며, 선박 운항 계획 및 투자 결정을 조정합니다. 용선료는 해운사의 고정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HRCI의 흐름을 잘못 예측하면 기업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HRCI는 선박 공급 측면의 압력과 해운 시장의 수급 균형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평가됩니다.
HRCI의 자세한 수치는 유료 리포트 또는 구독자 전용 페이지에서만 제공하지만. 한국관세물류협회에서는 무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관세물류협회 홈페이지에서는 4대 운임지수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분 | CCFI | SCFI | HRCI | BDI |
정식 명칭 | China Containerized Freight Index | 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 | Howe Robinson Container Index | Baltic Dry Index |
발표 기관 |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Shanghai Shipping Exchange) | 중국 상하이항운거래소(Shanghai Shipping Exchange) | 하우 로빈슨(Howe Robinson) | 영국 발틱거래소(Baltic Exchange) |
지표 기준 | 중국발 장기 계약 운임 | 상하이발 현물 운임(Spot Rate) | 컨테이너선 용선료(임차비용) | 건화물선 운임(원자재 수송비) |
대표 품목·항로 | 중국 수출 전 노선 | 상하이–미국·유럽 주요 항로 |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 |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 |
주요 활용 주체 | 수출입 기업, 물류사 | 포워더, 화주, 해운사 | 선사, 리스사, 투자기관 | 해운사, 무역회사, 투자기관 |
활용 목적 | 장기 운임 계약, 비용 예측 | 단기 시장 변동 파악, 운임 협상 근거 | 용선 전략, 비용 구조 관리 | 원자재 수요 및 경기 예측 |
경제적 의미 | 중국발 수출 물류비 지표 | 단기 운임 변동의 ‘실시간 신호’ | 선박 공급·임대 시장 지표 | 글로벌 원자재 수요 지표 |
시장 반응 속도 | 느림 (장기 추세 중심) | 매우 빠름 (단기 변동 중심) | 중간 (계약 시점 반영) | 빠름 (수요 즉각 반응) |
운임지수, 글로벌 물류 전략의 나침반
이 4가지 운임지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집니다. BDI를 통해 글로벌 원자 수요와 경기 선행 흐름을 읽고, SCFI로 단기 현물 운임의 변동성을 감지하며, CCFI로 장기적인 중국발 운송비 추세를 파악하고, HRCI로 선박 임차 비용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류 실무자는 이 지수들을 조합해 리스크를 예측하고, 운임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글로벌 공급망 전략을 더욱 정교하게 수립할 수 있죠. 나아가 경제 상황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서, 기업의 중장기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출입 기업은 운임지수를 참고해 물류비 상승 위험을 미리 파악하고, 상품 가격과 재고 전략을 합리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운임지수를 이해한다는 것은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읽고, 물류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과 같습니다.
운임지수를 활용한 물류 비용 관리 가이드

- 운임지수를 파악하고 분석하기
SCFI는 매주 금요일 16시, KCCI는 매주 월요일 14시에 발표됩니다. 지수를 단순히 확인하는 데 그치지 말고 경제 상황이나 물류 수요, 유가 변동 등 지수에 영향을 준 요인을 함께 분석하세요. 지수를 읽는 습관을 들이면 향후 대응책을 세우는데 훨씬 유용합니다.
- 내 운임 비교 분석하기
내가 받은 운임 견적이 SCFI, KCCI 지수와 비교해보세요. 만약 두 지수가 하락했는데 견적은 그대로거나 올랐다면, 포워더를 통해 원인을 반드시 파악해야 해요.
일반적으로 선사 운임은 매달 갱신되지만, 기존 포워딩 시장에서는 이를 고객에게 제때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택배 요금에 비유하자면 트럭 비용이 떨어졌는데도, 고객사가 다시 견적 요청을 하기 전에는 배송비를 낮춰주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 포워더에게 운임 조정 요청하기
지수가 하락했음에도 견적이 높게 책정됐다면 포워터에게 운임 조정을 요청해야 합니다. 해상운임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SCFI와 KCCI 지수를 꾸준히 확인하면 운임 변동 추세를 파악하고, 시장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운임 관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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